2020. 3. 24. 07:13ㆍ게으른 기록/글쓰기
위에서 부터 깨끗한 존경 / 2019 이슬아 인터뷰집, 빅매직 / 엘리자베스 길버트, 일간 이슬아 수필집 / 2018 이슬아 지음. 꺼내놓은 책만 3권이고 전자책으로는 아무튼, 비건 을 시작해두었고 김겨울님의 유튜브로 책 권하는 법도 초반을 읽고있는 중이다. 5권이 현재 동시에 읽고 있는 책이며 이렇게 건들여 놓고 다 읽지 못한 책들도 열댓권은 될것이다. 책 리스트만 보면 다독하는것처럼 보이지만 생각보다 집중력이 짧아서 한권을 오래 읽지 않고 이책 저책 끊어 읽는다. (소설은 다르다. 꼿히면 다른건 안보고 밤새서 본다) 전에 회사 동료가 어떻게 여러권을 동시에 읽을수 있냐고 했을때 집중력 핑계를 대긴 했지만 현재 읽고 있는 책들의 목차를 보니 나 스스로도 궁금해졌다. 왜 나는 여러권을 동시에 읽을까?
‘책을 읽자.’ 라고 다짐을 하고 본격적으로 책을 읽기 시작한건 18년도 여름쯤이었다. 그땐 책을 읽어야 한다는 생각은 가득했지만 어떻게 읽는지 몰라서 독서법 관련책만 팠었다. 그때 독서법을 알려주는 책들은 다독, 계독, 회독 등 여러 책읽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많이 읽는 다독, 관련된 분야들을 이어서 읽어나가는 계독, 본책을 다시 보는 회독. 읽는 책마다 다독을해라, 회독을 해라, 계독을 해라, 많이 읽기보단 한권을 제대로 읽어라, 반대로 독서력을 높이려면 많이 읽어라. 저자마다 말들이 많았다. 그런 독서법들이 나열된 책만 한 열권은 읽은것 같았다. 그리고 나에게 내린 결론은 다독. 일단 많이 읽자. 인터넷의 짧은 글들에 익숙해져있어서 가랑비만 내려 사막같이 쩍쩍 갈라진 머릿속을 촉촉한 흙밭으로 만들려면 한두권 가지고는 어림도 없을것 같았다. 그렇게 다짐했다. 새해엔 100권읽기. 그렇게 본격적으로 책읽기 시작한 19년도에는 총 48권의 책을 읽고 마무리했다, 100권은 못채웠지만 스스로는 만족하는 권수이다. 책은 계속 또 읽으면 되니깐.
그때 부터였던것 같다, 동시의 여러책을 읽은건. 회사다니면서 야근이 잦은 나에게는 한번에 여러권 읽기가 나름 내 생활패턴에 적용하기 좋은 하나의 ‘방법’일 뿐이었다. 현재도 다니고 있는 회사는 집과 가까워서 출퇴근시간에 책을 읽기는 어려웠다. 정말 짧은 4,5분 가량의 대중교통 이용시간에는 전자책으로 짧게 한두페이지읽거나 점심에 10분정도 여유 있으면 이어서 읽었다. 이때는 긴호흡의 책들보다는 자기개발서나, 팁을주는 책들 위주로 읽었었다. 거의 내용이 챕터로 이루어져서 끊어 읽어도 무리없는 책들이었다. 내용차제가 길거나 집중해야 할 때, 혹은 읽어야 할 책이 소설일 경우는 저녁시간이나 주말에 통으로 몰아서 읽었다. 그런책들은 한시간정도 공들여 읽고 그러다 지루해지면 다른책을 읽거나 쉬었다 읽었다.
세상 모든 책이 재밌으면 동시에 여러권을 읽지는 않겠지. 책이 재미있어서 읽기도 하지만 필요해서 읽는 경우도 있다. 후자의 경우는 내용이 재미위주는 아닐 확률 또한 매우 높다. 그럴땐 한타임 쭉 읽고 기분전환으로 다른 책을 읽어준다. 1교시 2교시 사이에 쉬는 시간처럼 어려운책은 책사이에 휴식시간을 준다랄까? 그런식으로 읽다보니 어느 달은 한두건만 완독하고, 어느달은 열댓권을 완독한다. 그래서 어떤책은 읽는데 두달이 걸리기도, 또 어떤책은 반나절이 소요되기도 한다. 이렇게 구구절절 말해도 동시에 책읽는 이유는 결국 하나다. 그렇다, 이건 순전히 욕심부려서 일어난 현상이다.
좋은책을 하나씩 하나씩 잘 골라 꼭꼭 읽어 내껄로 만들면 좋으려만 늦게 배운 책읽기에 욕심만 많고 기술은 없어서 조바심낸 결과이다. 이제막 책을 읽기로 한 사람이라면 초반에 하는 것이 있다. 추천도서 목록 뽑기, 혹은 다른사람이 추천해준 책 목록들 중 읽을 책 찾기. 즉 내가 무엇을 읽으면 좋을지 찾을때 나오는 추천도서가 많다. 근데 진짜 너무 많다. 그 많은 좋은 책 목록을 보곤 '아, 평생읽어도 다 못읽겠다'란 생각이 들자 조바심이 났다. 거기서 나온 꼼수이다. '그럼 다 못읽어도 찔러나 보자.' 이건 목록에라도 두면 읽기는 하겠지, 저건 머릿말이라도 읽으면 나중에 다시 읽겠지 하는 마음으로 전자책으로 다운받고, 도서관관에서 빌려보고, 진짜 인생책이라고 하면 사고.
지금도 한 권 찔러보고 오는 중이다. 그렇다고 딱히 이게 나쁘다는 생각은 안든다. 뭐든 읽는다는게 중요한것 아닌가? 독서는 결국 읽기 이니깐. 혹시나 한권을 느긋하게 읽기 어려운 분들은 이렇게 해보는것도 추천한다. 한 세권정도 돌려가며 읽는것. 아 책내용이 안이어지면 어떻게요? 라고 걱정하지 마시라. 읽다보면 자연히 생각난다. 초중고 12년, 일주일 시간표대로 학습하던 습관에 익숙해진 우리의 기억력을 믿어보자. 영 안나진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