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9. 18. 07:13ㆍ관심사/관람

유산이 왜 병이에요?
유산은 질병이 아니에요
당연히 산모님도 잘못한 거 없구요
내가 뭘 잘못해서 이런 일이 생겼나
앞으로 내가 뭘 조심해야 하나 물어 들 보시는데
그런 거 없어요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일입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6화 중-
나는 양석형, 이 의사 캐릭터가 제일 좋았다. 신경 써줬으면 할 때 신경 안 쓰는 척하면서 신경 쓰고, 그것도 알게 모르게 엄청 신경 써주면서 결국은 티안내는 착한 곰탱이. 마지막 화에서 아기를 잃은 엄마를 위로하는 장면도 따뜻했지만, 6화의 아이를 가지기 전, 아이가 자라는 동안의 그 불안함에 대한 위로 또한 직관적이어서 좋았다.
생명의 상실이 엄마가 잘못한 게 아니라는 말, 그 말 자체에 감탄했고 의사의 역할로 해주는 가장 믿음직한 위로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말에 감탄했다는 건 결국 나도 은연중에 유산은 엄마의 잘못도 일부 있다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는 거에 반성했다. 생명이 온 것이 소중하고 기쁜 일인 만큼, 상실이 슬픈 일이지 잘못한 일은 아니라는 것, 잘 깨달았으니 잊지 말자고 대사를 받아적느라 여러 번 돌려보면서 다짐했다.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원래는 킹덤을 보려 했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강렬한 스타트로 너무X100 무서워서 포기했다. 잠깐 본건 데도 그놈의 좀비 때문에 밤에 잠 못 잘 꺼 같아서 기분 전환해보고자 여동생이 꼭 보라고 했던 슬기로운 의사생활 틀었는데, 재밌다고 했는데 재밌긴 재밌었다. 재밌었고, 덤으로 엄청 울어버렸다. 무서운 거 피하려다 눈물 쏙 뺏다. 하지만 멈출 수 없기에 3일 만에 정주행 완료! (놀 때 봤다. 이제는... 이렇게 날 잡고 못 본다는 배부른 소리 중이다ㅎㅎ)
시즌1을 정주행하고 좀 아쉬웠었는데 지금 목요일마다 유튜브에서 비하인드가 방출되고 있다. 비하인드 보다 보면 밑에 댓글들도 재미있다. 편집자님, 저장된 자료들 편집하기 힘드실 테니 주시면 그냥 알아서 보겠다는 댓글이 인상 가장 깊었다. 거기에 나도 한표!
좋은 분위기에서 찍은 만큼 좋은 결과가 나온 드라마인 것 같다. 시즌제와 드라마 제작 프로세스부터 바꿔보자는 기획된 것도 좋았고, 그런 생각을 영향력 가진 사람들이 먼저 해내 보고자 한 것도 멋있었다.
시즌 2도 기대하며, 혹시라도 휴식, 혹은 힐링이 필요하다면 주말에 한번 빠져보시길!
ps/ 그리고 작게나마, 슬의생 주인공 같은 의사들도 실제로는 많이 계실 거라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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